영업정지된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55·사진)이 필리핀에 카지노 호텔을 짓는다는 명목으로 200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나 검찰이 수사했었다.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3년 전 김 회장의 결정으로 미래저축은행에서 필리핀 카지노 호텔 건설과 관련해 사업 시행사인 국내 법인에 200억원을 대출해줬지만 아직까지 착공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겉으로는 합법적인 투자에서 손실을 본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김 회장이 돈을 빼돌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사업에는 다른 금융사 한 곳도 같은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영업정지된 뒤 임직원이 대거 사법처리된 부산저축은행의 경우와 비슷하다. 부산저축은행은 1990년대 말 구체적인 사업타당성 검토도 없이 캄보디아의 신도시·공항·고속도로 건설 사업에 4965억원을 투자했지만, 투자금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김 회장은 또 4월달 회사 명의로 증권사에 나눠 예치했던 주식 20여만주(270억원 상당)를 빼낸 혐의도 받고 있다. 미래저축은행의 영업정지가 거론되던 시점이었다. 김 회장은 빼낸 주식을 사채업자에게 넘기고 현금과 수표로 190억원을 받았다. 주식 가치의 3분의 1에 가까운 80억원은 수수료 명목으로 사채업자에게 넘겼다. 김 회장이 4월부터 치밀하게 도주를 준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이날 영업정지 조치를 앞두고 예금 200억원을 인출한 뒤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하다가 체포된 김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었다.
또 김 회장의 돈세탁과 밀항을 도와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운전기사 최모씨를 구속했다.
합수단은 이날 영업정지된 미래·솔로몬·한국·한주저축은행의 본점과 서울시내 지점, 임직원 자택 등 30여곳을 압수수색해 회계자료와 전산 관련 문서를 확보했다. 검찰은 앞서 이들 저축은행의 대주주와 주요 임직원을 출국금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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