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6일 월요일

[mn]제임스 본드를 찾아서, 007 탄생 50주년







 34245187최근 개봉한 <스카이폴>은 영화사상 최장수이자 첩보영화를 대표하는 007 시리즈의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단지 숫자놀음에만 그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제작 초기부터 <스카이폴>은 샘 멘데스라는 다소 이색적인 감독에게 연출을 맡기면서 의외의 면을 선사했습니다. 과연 그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스카이폴>은 반 백년을 맞이한 시리즈의 모태를 분명히 하고 가려는 시도를 했다는 데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제임스 본드가 초반부터 시대에 걸맞지 않게 '발터 PPK(위 포스터에서 들고 있는 권총)'를 사용한 것, 수십 년도 더 전에 만들어진 '애스턴 마틴 DB5'가 등장하는 것 등에서도 <스카이폴>의 목적이 보였습니다.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탄생했던 이 시리즈가 왜 계속 이어졌고, 또 앞으로도 이어져야 하는 것인지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었죠. 그런 의미에서 'MI6'의 존폐를 두고 열린 청문회를 통해 알프레드 테니슨의 시인 '율리시스'의 한 구절을 읊은 M의 대사는 전 세계에 있는 관객을 향한 일종의 선언이었습니다. 다니엘 크레이그를 영입하여 새로이 출발한 2006년의 <카지노 로얄>이 일대 전환점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나, 어쩌면 진정한 007 시리즈의 리부트는 <스카이폴>을 기점으로 시작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제임스 본드를 앞세운 007 시리즈는 이언 플레밍의 소설에서 출발했습니다. 영국 해군의 정보부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었던 이언 플레밍은 기자로 근무하면서 첩보소설인 007 시리즈를 집필했습니다. 그 첫 작품은 1953년의 <카지노 로얄>입니다. 이 소설은 위에서 언급한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데뷔작이자 마틴 캠벨 감독이 연출한 <카지노 로얄>의 원작입니다. 이 소설이 정식으로 영화화가 된 것은 2006년이 처음이었습니다. 출판된 지 60년 가까이 흘렀는데 최근에야 제작됐다고 하니 뭔가 이상하죠? 물론 <카지노 로얄>도 이전에 일찌감치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007 시리즈의 전담 제작사인 'EON'이 아닌 콜롬비아가 영화화를 진행했습니다. 이걸 설명하려면 좀 복잡합니다만, 축약해서 말하자면 판권 문제가 걸려서 돌고 돌아 2006년에야 정식으로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첫 소설인 <카지노 로얄>이 아니라 <살인 번호>가 007 시리즈 영화의 첫 작품이 된 데도 동일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23편이나 만들어진 007 영화에 얽힌 이야기를 하자면 제 손가락이 부러져도 모자랄 지경이니 이쯤에서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몇 가지 의문을 풀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과연 007 시리즈의 아이콘인 '제임스 본드'의 이름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My name is) Bond, James Bond"라는 멋진 대사를 낳은 바로 그 이름말입니다. 영화 전문 블로그인 '조블로'에서 만든 위의 영상을 보시면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뜻밖에도 제임스 본드는 실존했던 인물입니다. 이언 플레밍이 갖고 있던 '서인도제도의 새들'이라는 책을 쓴 미국의 조류학자가 다름 아닌 제임스 본드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특색 없고 로맨틱하지도 않은 평범한 이름을 원했던 이언 플레밍은 1952년에 제임스 본드를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에게 부여했습니다. 실제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에게도 사전에 허락을 구했고 나중에 만나기도 했다고 합니다.

둘째, SIS 또는 MI6에 소속된 제임스 본드의 계급은 뭘까요? 바로 중령입니다. <스카이폴>에서도 M이 제임스 본드의 부고를 쓰면서 중령이라고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소설을 포함하면 60년 가까이 제임스 본드는 만년 중령이네요.

셋째, 영화에서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 배우는 모두 영국연방 출신입니다. 시리즈 자체가 영국의 자존심이라 감독도 동일한 규칙을 갖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유수의 감독들이 007 영화를 연출하길 원했지만 그럴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이 전통은 <퀀텀 오브 솔라스>에서 독일 태생의 마크 포스터가 연출을 맡으면서 깨졌습니다. 이번에 다시 영국의 샘 멘데스에게 메가폰이 넘어왔으니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스카이폴>을 보면 자존심 회복을 노릴 것도 같습니다.

<퀀텀 오브 솔러스>를 거쳐 <스카이폴>에 이른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는 다섯 편을 추가로 계약한 덕분에 앞으로도 쭉 볼 수 있을 예정입니다. <스카이폴>이 진정한 리부트를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 한층 기대를 크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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